기타 불쌍한 할아버지 10번 태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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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걸어 가봐야 길을 알게 되고, 산은 올라가 봐야 험한 줄 알게 된다. 사람은 겪어보아야 그 사람을 알게 되고, 긴 세월은 지나 가봐야 그 사람의 마음을 엿보게 된다. 인생이란 알고 보면 다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은 타인이나 세상이 아니라 “내 자신”입니다. 내가 내 자신을 이기면 세상도 이길 수 있지만 내가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게 되면 세상과의 싸움도 이길 수 가 없습니다. 우리는 평생 동안 자신을 괴로워하고,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최고의 자산인 동시에 때로는 최고의 적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항상 “나” 로부터 시작해서 “나로” 끝난다. 모든 해결책도 내 자신 안에 있습니다. 불안하고 화나고 슬픈 것도 다 “나” 때문에 일어나고 나를 괴롭히는 것도 나 자신입니다. 나를 제대로 알면 “나”을 이길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순간 자유롭습니다…
저는 34살의 회사원입니다. 용인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그날은 역삼 역 본사에 업무가 있어서 서류를 챙겨서 가야 했습니다. 지하철은 답답할 것 같고, 자가용은 혼잡할 것 같아서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그날따라 승객이 많지 않아 겨우 뒷좌석에 않을 수 있었습니다. 몇 정거장을 지났을까? 한 정거장에서 할아버지가 양손에 짐을 든 채 올라타셨습니다. 아마 시골에서 농사짓거나 자녀들에게 줄 꾸러미를 준비한 것 같았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여 10m쯤 지났는데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차비가 없으시면 빨리 내리세요!” 기사 아저씨가 할아버지에게 차비도 없이 왜 버스를 탔느냐고 구박을 하며 내리라고 호통을 치며 버스 문을 열었습니다. 나는 뒷좌석에 않아있다가 그 상황을 보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가 한 번만 태워 달라고 기사 아저씨에게 사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급히 오느라 지갑을 놓고 온 것 같아요” “기사 아저씨 한 번만 타고 가게 해 주십시요.” 막무가내로 내리라는 기사 아저씨의 행동에 저는 한 번만 타고 가게 해 드리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기사가 막 내리라고 호통을 치자 출입구로 가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때! “잠깐만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성큼성큼 가방을 들고, 기사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큰 소리로 호통치고 있었습니다. “기사 아저씨!” 할아버지 이잖아요! 지갑을 놓고 오셨다 하잖아요!”
그러더니 가방을 뒤져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돈 통에 넣으면서 호통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기사 아저씨 앞으로 이런 불쌍하신 분 타시면 10번 공짜로 태워주세요.” 여학생은 할아버지를 모시고 자기 자리로 가서 앉게 해드렸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찡~함이 가슴을 울리게 했습니다. 나는 너무 놀라고 부끄러워서 초라해진 나를 꾸짖었습니다. 초등학생 어린 여학생이 저렇게 용기 있게 하는데, 너는 무엇하고 있었느냐고… 누군가 호통치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내가 태어나서 어른으로 살아오면서 이렇게 창피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함께 타고 계셨던 어른들도 다 그런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부끄럽고 어른이라는 것이 어떻게 창피한지… 너무나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미금역을 지나면서 나는 만 원짜리를 꺼냈습니다. 버스 문이 열리자 여학생의 가방에 넣어주며 쏜살같이 내렸습니다. “아저씨가 미안하다.” 겨우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내뱉고 도망쳤습니다. 막 뛰어가는데 여학생이 아니,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저씨! 괜찮아요! 아저씨! 감사합니다!” 버스 문이 닫히고 떠나갈 때, 나는 무릎을 꿇는 심정으로 부끄럽게 살아온 나를 반성하고 깨닫게 해준 그 어린 학생에게 머리 숙여 감사하며 반성하는 하루를 보내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저토록 착하고 순진하고 용기 있는 천사를 이 땅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화날 일도 있고, 미운 마음이 생길 때는 한번만 더 생각하니까 화해를 이루어 주는 배려(配慮)의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미움이 남이든, 자신이든 따지기 전에, 서로먼저 양보하고 용서하는 가운데 행복과 사랑과 화목함이 풍성하게 넘치는 이 세상을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갑시다. 자기 걸 주면서도 몸을 숙이는 주전자며, 물병은 가진걸 다 줄 때까지 몸을 숙이고 또 숙입니다. 저 하찮아 보이는 물건이 그 어느 교과서나 강의보다도 커다란 가르침을 주고 있지 않은가요…? 자신의 발 아래를 살피려면 고개를 숙여야 하듯, 겸손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낮추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이처럼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고 합니다. 제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자신의 신발을 신고, 벗으려면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겸손하게 한번 숙이고, 또 숙이고 양손을 먼저 내밀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베푸는 배려로 인해 사람의 향기가 넘처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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