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유대인의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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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지혜와 각성을 주는 말이 꼭 긴 문장일 필요는 없다.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는 짧아도 좋고 또 짧아야 더 강렬하기도 하다.
가령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빈 자루는 홀로 설 수 없다.” “국자는 국 속에 살아도 국 맛을 모른다.” “까치발로는 오래 설 수 없고 벌린 발로는 멀리 갈 수 없다.(跂者不立,跨者不行)”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 대해서도 향기를 풍긴다.” “위로만 크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지 못하고,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高樹靡陰 獨木不林/후한서)”같은 말들을 가리킨다. 원전 <탈무드>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사람의 눈은 거의가 희고 검은 부분은 작다.
그러나 사람은 그 희고 밝은 부분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검고 어두운 부분을 통하여 본다.” 별을 생각해보라. 별은 낮 동안에도 분명 하늘에 있다. 그러나 어두워지기 전에는 보이지 않는다. 항해하는 사람들도 어두운 때와 비극적인 때에 별을 바라본다. 대낮에는 행복하고 밝은 생활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의 생활을 중심으로 짧은 글 긴 지혜를 찾아보자.
①인간이란 성공을 받아들이기는 쉽지만, 실패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②다른 음식물은 삶으면 삶을수록 부드러워진다. 그러나 달걀은 삶으면 삶을수록 단단해진다. 유대인들도 고난을 당하면 당할수록 굳게 단결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강해진다. 아랍제국들은 1948년 이스라엘 독립전쟁에서 이스라엘에게 패했다. 그리스 스에즈 전쟁과 1969년 6일전쟁에서도 계속 패했다. 아랍인들은 패전으로부터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③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무덤은 종말이나 죽음의 상징이 아니라 생명과 희망의 상징이다. 사막을 걷다가 무덤을 만나면 무덤 근처에는 반드시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
④인간은 어떤 목표를 위해 살아남으려 할 때 비로소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 안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2차대전 때 1600만 유대인 중 히틀러의 손에 600만 명이 희생됐지만, 유대인은 망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⑤자기의 것을 버린다는 것은 자기가 지닌 목표를 버린다는 뜻이다. 유대인들은 고난 속에서도 ‘유대인다움’(쥬이스네스)을 지켜 왔다. 언제 어디에서도 유대민족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다.
⑥패배를 통해 유대인들이 배우는 교훈은 설사 외부의 힘에는 질지라도 자기 자신에게까지 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한나 벤 자카이라는 랍비는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이 파괴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파괴되지 않는 것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이 칼보다 강한 것을 알았다.
그래서 죽음을 가장해 관속에 들어가 성 밖으로 나가 로마군 사령관 베스파시아누스를 만나자 “황제여!”라고 불러 기묘한 장면이 벌어졌다. 그는 아직 군사령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로마 황실로부터 사자(使者)가 급히 달려와 “로마의 황제가 방금 죽어 원로원에서 베스파시아누스를 다음 황제로 선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깜짝 놀란 사령관은 벤 자카이의 예언 능력에 감탄해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때 예루살렘을 파괴하지 말아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었기에 야브네 도시만 파괴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야브네는 지중해 연안의 작은 도시로 산업도 보잘 것 없었다. 하지만 그곳엔 대학이 있어 많은 학자들이 성경을 가르치고 있었다. 예루살렘이 불바다가 되고 신전은 파괴되고 약탈이 이어졌지만 야브네만은 안전하게 보호됐다. 국난을 이겨낼 씨앗이 보존된 것이다.
⑦서구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각각 개성을 가지고 다양한 생활을 하면서 연합체를 이루지만 유대인들은 일단 유대인이란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난 후에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게 한다.
⑧유대인은 역사를 통하여 항상 사냥을 당했다. 그러나 유대인은 사냥하는 일을 동료에게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민족으로부터 차별을 받아왔지만, 그들이 다른 민족을 차별하진 않는다. 성경은 유대인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세계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유대인은 사람을 만나면 ‘샬롬(평화)’이라고 인사한다. 세계인을 형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대인은 군인을 영웅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압박당하지 않는 한 무기를 손에 드는 걸 원하지 않는다. 유대인의 동물도살법(셰히탸)에는 짐승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죽여야 한다고 돼 있다. 둥물 도살에는 랍비가 반드시 입회해야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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