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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아카데미’ 특별인터뷰-3] 허용환 손편지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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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유타주 드레이퍼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허용환(맨 오른쪽)씨가 자원봉사자들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북한인권아카데미’ 특별인터뷰-3] 허용환 손편지 메신저

“첫 휴스턴 방문은 내게 무척 자랑스러운 기회”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협의회장 김형선)가 미주 지역회의 자문위원회(미주부의장 강일한)와 손잡고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대규모 행사('2024 미주북한인권 아카데미' 및 북한인권말하기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지 일주일이 됐다.  


지난 달 말(6월 28일~30일) 북한인권을 접하는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을 지켜본 기자는 덴버협의회 유타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환 자문위원에게 유독 눈길이 갔었다. 52년간 ‘손편지’를 주고받는 일상을 실천해온 그가 최근 ‘해외펜팔’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소식을 사전 정보(유트브와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됐고, 어쩌면 디지털시대에는 안 어울릴 아날로그의 감성을 줄곧 간직하며 지내온 그의 이민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지금 그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지 꽤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분주했던 행사기간을 벗어나 서로 약속하고 만났던 둘만의 카톡 공간에서 주고받은 뒷 얘기를 ‘특별인터뷰’의 대담형식으로 재구성해 본다. <코리아월드 편집국>


Q 간략하게 자신을 소개해달라.

“1992년에 연애결혼한 아내와 Utah 주 Draper에 살고 있으며 슬하에 준호(23), 준영(22), 연재(18)가 있다. 준영이는 미육군 공수부대 정보과에서 일하고 있고, 장남 준호와 딸 연재는 집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나는 유타주 공증인, 미요식협회 강사 및 시험감독관, 경전철 기관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전철 기관사는 지금 하지 않고 있지만, 공증인과 요식업협회 시험감독관(ServSafe Instructor, Proctor, Manager)으로서 동포들을 돕고 있다. 또한 유타주 법원통역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Q 이번 북한인권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된 동기?

“자문위원이 되고 한번도 타지역 협의회 행사에 참석한 경험이 없었다. 곽인환 덴버협의회장에게 '북한인권말하기대회‘가 휴스턴서 열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곧바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자문위원들과 통일과 관련한 진지한 토론도 갖고 친분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Q 유타지회 활동을 듣고 싶다.  

“유타는 현재 10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성 6명과 여성 3명, 청년 1명으로 지회활동을 하고 있는데 여성 한명이 탈북민이다. 올해 들어서 한국전참전 노병위로방문을 비롯해 미재향군인회 부회장 초청간담회와 탈북주민 형제자매 초청간담회를 개최했다. 중고생 동포들을 대상으로 '북한 알기' 행사를 치뤘고, 지역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알리면서 우호관계를 쌓는 활약을 꾸준히 펼쳐왔다.”


Q 어떻게 유타 주에 머물게 됐나? 

“1986년에 미국인 친구를 만나러 오면서 유타주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지금 그 친구는 서울에서 살고 있고, 나는 거꾸로 그 친구의 고향인 유타에 살고 있다. 그 친구는 한국사람들이 너무도 잘 아는 로버트 할리(Robert Holley)이고, 이미 오래전 한국인으로 귀화해서 ‘하일’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친구가 한국에 처음에 왔을 때 사용하던 한국 이름은 나와 성이 같은 ‘허상형’이었다. 미국 성 Holley와 비슷한 나의 성 허씨를 그는 좋아했다. 귀화 당시에 부산에서 변호사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영도 하씨‘의 시조가 되었다. 


하일을 처음 만난 때가 1977년에 대구에서였다. 그때 하일은 유타주에 있는 BYU 대학교 신입생이었고, 한국으로 봉사활동을 나왔다가 나를 처음 만났다. 하일이 2년간 봉사활동(선교사)을 마치고 돌아간 뒤에도 꾸준히 손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우정을 키워갔고, 마음이 통한 덕분으로지금까지 47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Q 미국에 오기 전부터 영어를 잘 했다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미국을 동경했다. 중학교 때 미국 선교사들을 만나면서 영어 공부에 재미를 붙였고 영어 선생님 권유로 해외펜팔을 시작했다. 또래들보다 늘 영어 실력이 뛰어났던 것 같고 고등학교 때는 영어선생이 결근하면 대신 영어 수업을 맡아서 진행하기도 했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고 오직 교과서 혹은 녹음테이프에만 의존하던 때라 원어민의 발음을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영어가 재미있어서 주말에는 미군부대에 놀러가서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길가다 미국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버릇처럼 말을 걸었다.“ 


Q 그때 얻은 영어실력이 운명을 바꿨다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 해, 한창 붐을 이루던 유학영어시험 TOEFL에서 만점에 가까운 530점을 받았다. 꽤 높은 점수였고 주변 사람들이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그 점수로 대구에 있는 미군부대 내의 미군들을 위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에 입학하는 행운을 얻었다. 당시에 알고 지내던 미군 조종사 아저씨가 보증을 서서 까다로운 입학의 문을 통과했다. 보증을 사주셨던 Thurman 아저씨는 그 후로 연락이 두절됐고,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그 아저씨가 무척 보고 싶다. 


영어번역병(900E)을 부여받고 3년간 김해공병학교에서 보람찬 군생활을 마쳤다, 외국군 장교들이 부대를 방문하면 통역병으로도 맹활약했다. 육군참모총장의 영어교사 후보로 발탁이 되어 지금의 전쟁기념관 자리에 있던 육군본부로도 출근을 했지만 전역이 얼마 안 남아 그 일은 곧 중단해야 했다.“


Q 유타 주는 어떤 곳인가?

“미국 서부에 있는 유타주(State of Utah)는 북쪽으로 아이다호 주와 와이오밍 주, 동쪽으로 콜로라도 주와 남동쪽 끝 한 점으로 뉴멕시코 주, 그리고 남쪽으로 애리조나 주, 서쪽으로 네바다 주와 접하고 있으며, 주도는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이다. 


'Utah'는 ‘유트(Ute) 인디언족’의 말로 '산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남북한 합한 면적의 96%에 달하는 땅에 한인들은 1만 오천 명 정도 살고 있다. H Mart가 최근에 문을 열었고 파리바게트, 튜레쥬류, 홍통반점, 명랑핫도그 등 한국브랜드 전문점들이 성업 중이다. 솔트레이크와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직항노선 개설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2002년에 동계 올림픽을 개최했고 2034년 우선 개최국(preferred host)로 선정되었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지만 제설작업이 빨라서 전혀 불편이 없다. 눈의 품질이 좋고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스크장이 많아서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솔트레이크를 찾는 사람이 많다. 유타는 바다가 없지만 크고 작은 호수를 비롯한 아름다운 산이 많이 있고 국립공원이 다섯개(Arrches, Bryce Canyon, Capitol Reef, Canyonlands and Zion)나 있어서 일년 내내 관광객이 끊어지지 않는다.


Q 허용환 지회장은 ‘손편지 메신저’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동기가 되었던 ‘캐나다인 어머님’과의 남다른 인연이 있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질문이다. 나는 52년 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영어를 공부할 목적으로 캐나다에 있는 분과 펜팔을 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에는 통신이 지금처럼 발달되기 전이었다. 이메일, 메신저,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전화조차도 귀한 시절이었다. 긴급을 요할 경우에는 전화국으로 가서 전보를 보낼 때였다, 전화도 동네 이장님이나 아주 잘 사는 집에만 있을 때였다.  


대부분의 연락은 편지로 이뤄졌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영어를 배우게 되면서 해외펜팔을 시작했는데, 펜팔을 주선했던 '메아리 펜팔협회'로부터 나보다 서른 살 정도가 많은 영국태생의 캐나다 여성을 소개받았다. 처음에는 ‘Dear Mrs. Kendrick’이라고 불렀으나 어머니 연세와 비슷한 분에게 이름을 부르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머니‘란 호칭을 쓰게 됐다. 펜팔로 오랜 인연을 쌓아가던 중에 8년 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다. 어머니께는 편지를 더 이상 보내지 못해 안타깝지만, 어머니의 절친과 며느리, 손녀와 안부를 주고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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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센터 정도로만 생각을 했던 휴스턴이 “이제는 사랑이 넘치는 친절한 도시로 각인이 되었다.”는 허용환 자문위원은 “휴스턴 협의회장과 간사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하나가 되어서 일사불란하게 준비해온 모습이 대회 내내 전세계에서 모여든 자문위원단에게 크게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일년에 서너차례씩 용돈을 보내주셨다. 명절 때마다 잡지,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선물을 보내주셨다, 나는 어머님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어머니가 살고 계시던 캐나다 BC 주 북부에 있는 자그마한 섬 Quadra Island로 신혼여행을 갔다. 어머니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20년 만의 처음 상봉이었다. 아내와 나는 한복을 입고 어머니께 절을 드리고 어머니의 친구들을 마을회관으로 초대해서 '경로' 잔치도 열어 드렸다.


1992년 1월의 첫 방문 이후 3년 뒤에는 어머니를 한국으로 초대해서 친척, 친구, 이웃 그리고 직장동료까지 초대해서 '거창한 회갑연‘을 한국식으로 열어 드렸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또한 겨우 전기만 들어오던 경상북도 의성군 춘산면 금오리 외딴 시골마을로 초청해서 춘산면소재지 경로당에서 마련한 경로잔치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시골에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맞이한 금발의 서양 할머니가 신기하고 반가웠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어머니의 손을 열심히 만지시면서 경상도 억양으로 '할매요, 우애 이렇게 먼 길을 오셨는교? 욕 봐심더'를 반복하면서 반가움을 전달하기에 바빴다.  


물론 나와 아내가 번갈아 가면서 말을 거들어 주기도 했지만 사랑과 진심 앞에서는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도 고향마을을 가면 그때를 기억하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30년전 추억을 어제 일처럼 말씀하신다. 


Q 그런 손편지를 소재로 출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어머님과 44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중심으로 책을 펴내고자 준비를 하고 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주고받은 편지가 천여 통에 달한다.


편지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정말 많다. 나는 편지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통신수단은 없다고 본다.  편지 한통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을 한다. 편지는 비록 몸이 갈 수 없다 할지라도 봉투 속에 따뜻한 마음과 진실을 담아서 보내는 지극히 성스러운 행위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받았다. 그 가운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 조순 전 서울시장, 이계진 아나운서, 가수 인순이, 배우 송승환, 김신조 목사와 같은 저명인들도 있다.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쁘다고 문자나 전화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손편지를 자주 씀으로서 우리의 삶이 특히 인간관계 형성에서 더욱 아름다움이 넘쳐난다고 확신한다.


나는 매일 한통 이상의 편지를 쓰는 것을 좋아하고 또 실천하고 있다. 기자님과도 손편지를 주고 받고 싶으니 언제든 연락해달라.(웃음)     


Q 휴스턴 방문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느낀 소감을 말해 달라.

“첫 휴스턴 방문은 내게 무척 자랑스러운 기회였다. 처음 방문치고 특별한 시간은 물론이고 융숭한 대접까지 받아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휴스턴은 그냥 우주센터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사랑이 넘치는 친절한 도시로 각인이 되었다. 


한마디로 이번 대회는 준비가 완벽한 행사였다. 아카데미 일정이 나오면서부터 휴스턴 협의회장과 간사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하나가 되어서 일사불란하게 준비해온 모습은 대회 내내 감동으로 이어졌다. 한 치의 오차없이 매끄럽게 치러진 프로그램들은 그 어떤 대회에서도 견줄 수 없었던 최고의 이벤트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더욱 빛난 건 김형선 휴스턴 협의회장의 카리스마 넘치는 추진력이다. 휴스턴협의회 자문위원들과 함께 끈끈한 협동심을 발휘하며 세계 각지에서 온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준 세심한 행사진행과 따듯한 배려심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한사람, 협의회장직을 두 번이나 수행하고 나면 뒷전으로 머무를 법도 한데, 21기에서 상임고문을 맡아 타지에서 온 자문위원들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것도 모자라 행사 마지막 NASA를 직접 안내하는 박요한 전 협의회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휴스턴협의회가 강하고 알찬 본보기의 한 단체로 표본이 되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준 점에 뜨거운 감사의 큰절을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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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아카데미 행사중에 같은 성씨로 친해진 허용환 덴버협의회 자문위원이 허현숙 휴스턴협의회 자문위원과 돈독해진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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