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만난 사람] 윤 정노영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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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부산출생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졸업(2007)
부산광역시청(2011~2021)
주휴스턴 총영사관(2022.1~2025.1)
언뜻 보면 대학 캠퍼스에서 책을 들고 걸어 다닐 것 같은 풋풋한 청년, 혹은 이웃집에서 무심히 인사를 건넬 것 같은 친근한 아저씨 같기도 한 윤정노 영사. 그가 벌써 임기 3년을 훌쩍 마무리하고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만남과 이별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종종 헤어짐의 아쉬움을 곱씹지만, 그의 따뜻한 인간미와 소탈한 매력은 휴스턴 한인 사회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주 일요일, 우리는 그와의 특별한 시간을 마련해 보았다. 일과 개인의 경계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의 윤정노 영사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인터뷰. 그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지, 기대와 함께 만나보시길 바란다.
-편집자 주-
1. 휴스턴 동포들과 함께 하고 이번달 29일에 타 부임지로 떠나시는데 지금의 솔직한 심경을?
- 만 3년을 근무하고 올해 1월 29일에 부산시청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첫 해외근무를 큰 탈없이 마쳤다는 것이 가장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게 되어 아쉽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네요.
2. 혹시 어디로 가시고 어떤 일을 하시게 되는 지 말씀해주실 수 있는지?
- 부산시청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정확하게 아직 인사발령이 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기획 파트에서 근무하게 될 것 같습니다.
3. 정영호 총영사님과 거의 재임기간을 지내셨는데 옆에서 지켜본 총영사님은 어떤 분이셨는지?
- 한 마디로 동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찬 분이십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동포들의 권익을 항상 먼저 생각하셨고, 저보다도 더 동포분들을 많이 만나고 동포들의 소식을 더 빠르고 자세하게 알고 계셨습니다.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시고 겁지만, 그 곳에 살고 계시는 동포분들의 면면이 너무도 따뜻했습니다. 비단 저에게 뿐만 아니라, 동포들 간에도 서로 돕고 격려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힘을 모아 난관을 헤쳐가는 걸 보면서 매번 감탄했었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즐길 거리도 많이 없고 삭막해보이지만, 휴스턴은 정겨운 사람 냄새가 참 많이 나는 도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를 매번 격려해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4. 윤 영사님께서 정식 외교관 출신이 아니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면?
- 저는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부산)의 공무원이었는데, 부산시와 외교부의 인사교류프로그램으로 3년간 파견을 오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부산시청으로 다시 복귀하게 되고, 제 후임자도 부산시청에서 파견을 오게 됩니다.
5. 이번 휴스턴에서의 공관 업무를 하기 전 미국에서의 생활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디서 어떤 일로?
- 없었습니다. 해외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6, 휴스턴은 윤 영사님께 어떤 곳이었고, 어떤 인상이 제일 기억으로 남을 것이지?
- '따뜻한 도시'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물론 날씨도 따뜻하다 못해 뜨겁지만, 그 곳에 살고 계시는 동포분들의 면면이 너무도 따뜻했습니다. 비단 저에게 뿐만 아니라, 동포들 간에도 서로 돕고 격려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힘을 모아 난관을 헤쳐가는 걸 보면서 매번 감탄했었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즐길 거리도 많이 없고 삭막해보이지만, 휴스턴은 정겨운 사람 냄새가 참 많이 나는 도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7. 대동포업무를 하면서 난관은 없었는가? 윤 영사 후임으로 오실 분에게 조언이 될만한 의견을 주신다면?
- 제가 그들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 소통의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민자의 삶을 겪은 적이 없다보니 그 분들이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계신지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도움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동포단체와 동포 개개인들이 많은데, 재원과 시간의 부족으로 충분한 도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울 때도 많았습니다. 후임자에게는 동포분들을 대할 때는 그 분들의 입장과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업무에 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 주휴스턴총영사관을 구성하는 가족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장점을 말씀해달라
- 20명의 동료들을 한 분 한분 다 소개드리고 싶지만 지면 관계상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처음에 부임했을 때는 참으로 막막했는데 직원분들께서 그야말로 가족처럼 업무부터 시작해서 일상생활에서까지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우리 영사관 가족들은 어떤 행사나 업무를 하더라도 누구하나 뒤로 물러남 없이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도와줄 것이 없는지 먼저 물어봅니다. 직원분들 중에는 다른 영사관에서 근무하신 분들도 꽤 계신데,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공관은 드물다고 할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9,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알고있다. 가족과 함께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철학을 들려달라 (가족 구성원 소개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저는 아내와 올해로 10살이 되는 딸과 7살이 되는 아들이 있습니다. 항상 가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삶의 철학이라고까지 할 만한 것은 없지만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누구라도 상처 입히지 않으면서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0. 다니는 교회와 교회에서 만나는 반가운 사람들이 있는지? 교회에서 맡은 사역까지 소개?
- 휴스턴 서울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서울교회는 가정교회이기 때문에, 몇 가정으로 구성된 목장모임을 매주 금요일 저녁에 갖고 한 주간의 삶을 나누며 서로를 위해 기도합니다. 제가 속한 목장(화이안 목장) 식구들을 만나고 같이 시간을 보낼 때 가장 반갑고 즐겁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장 아쉬운 것이 목장식구들을 못 보게 되는 것일만큼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11. 고국의 상황과 동포사회의 현실이 그다지 녹록치 않다. 한인동포 모두에게 힘이 될수있는 메시지를 전해달라? 또한 총영사관이 이럴때 어떤 도움을 줄수 있는가?
-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겪어왔지만 그 때마다 국민들의 힘으로 슬기롭게 이겨내왔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배려한다면 걱정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총영사관은 어떤 상황에도 변함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동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 재임기간중에 만난 한인동포들 중에 특별히 존경할만한 분들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점에 본받을만 했는지 소개해달라(현지인 중에서도) - 어느 한 분을 꼽기 어려울만큼 존경할 분이 많았습니다. 텍사스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과 동포사회를 위해 자신의 물질과 시간을 들여 헌신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동포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3. 공식적인 총영사관 행사 중 가장 의미있고 감동적인 행사 한두가지를 꼽아주신다면? - 작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엘파소 정전기념일 행사가 먼저 생각납니다. 당일 행사에서 참전용사들이 참전 실종자의 이름을 한명한명 부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작년부터 휴스턴에서 개최된 실종자추모예배에서도 이와 같은 순서가 포함되었습니다.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작년 10월에 한나래 주최로 처음 개최된 입양인 문화풀뿌리 행사입니다. 생각보다 입양인분들께서 많이 계시다는 것에 먼저 놀랐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입양인들의 삶과 애환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4, 새해가 해방 80주년이 된다. 아직 젊은 세대로서 우리 한국인 주역들이 어떤 자세로 대한민국을 가꿔야한다고 생각하는가?
-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의 바람은 각자가 가족과 직장, 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본분에 충실하고, 나와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낯선 사람을 환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5. 휴스턴을 떠나더라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또 윤 영사님을 뵙고 싶어하는 동포들과도 계속 소통할 생각은 있는지? 그렇다면 전화번호와 이메일 정도는 공개할 의향이 없는지?
-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혹시 한국, 특히 부산에 오시는 동포분들이 있으시다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YJN218@gmail.com(카카오톡 아이디 동일)으로 연락주십시요.
16.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었던 말씀 있으시면 해 주시고, 관할지역의 동포들 및 같이 일했던 공관장 및 공관원 여러분께 인사말씀 전해주세요
- 이렇게 많은 지면을 할애해주신 코리아월드 측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동포분들과 직접 만나고 관계를 쌓아가며 일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축복이었습니다. 이렇게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고 격려해주신 정영호 총영사님을 비롯한 주휴스턴총영사관 직원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5년 한 해 가정과 일터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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