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단톡방 공해’ 이젠 멈춰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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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단톡방 공해’ 이젠 멈춰져야 할 때!
단톡방이 문제다. '단톡방 공해'의 중심에 있는 사람과 그 공해에 시달려 제대로 숨 못쉬는 사람들 간에 두터운 벽은 점점 높아져만 간다.
'기자'라는 이유로 필자는 한인커뮤니티의 수많은 단체 단톡방에 초대되어 있다. 필자 역시 단톡방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인건 분명하다. 빠져나가면 당장에 “000님이 나갔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뜰 것이고, 또 어떤 뒷말이 돌아올지가 부담이 돼 차마 빠져나가지 못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렇고 그런 인간관계(?) 때문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직업이 썩 달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많은 건전한 단톡방도 꽤 있어서 기자는 공들여 쓴 따끈한 기사를 간보게 하는 창구로 활용하곤 한다. 문제라고 여기는 단톡방이 주로 ‘3차 집단 단톡방'이고, 어찌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그런 단톡방에 쌓여가는 수많은 메시지를 없애는 것도 번거롭기만 한 수고로 느껴져 달값잖은 피로의 누적이 이민생활을 고달프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단톡방은 가족과 친인척 또는 아주 친한 사회적 동반자들 간에 우애를 다지기 위한 목적의 '1차 집단 단톡방'이 있으며, 한 방향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난 조직의 구성원들이 운영하는 ‘2차 집단 단톡방’이 존재한다. 이렇게 1차, 2차의 집단의 속성이 뒤섞여 '아무말 대잔치'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운용되는 단톡방을 보통은 ‘3차 집단 단톡방’으로 격리하고 있는 추세다.
3차 집단 단톡방의 특징은 구성원이 많기도 하지만 구성원들 간의 생각하는 입장차를 고려하지 않고 목소리 큰 사람의 방향대로만 흘러가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 윤리에 어긋나는 대화에 토를 달아서도 안 되고, 숫적으로 압도적인 구성원에게서 벗어난 평소의 신념을 올렸다가 떼거리로 몰매를 맞는 일도 주로 3차 집단 단톡방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이러한 3차집단 단톡방의 속성이 최근 휴스턴 한인커뮤니티 일각에서 심각한 갈등으로 비화하는 일이 발생했다. ‘단톡방 공해’의 요소가 쌓이고 쌓여 한순간에 터져버린 갈등의 현장에 어처구니없게 기름을 퍼붓는 사람까지 생겨나 문제의 실타래가 영영 풀리지 못할 것만 같은 위기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쯤에서 '공해'는 반드시 멈춰져야 한다. 공해는 집단적 고통으로 달아오를 것이고, 한인커뮤니티가 첫번째 목적으로 지향하는 화합의 물결은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갈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기자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사람들에게 단톡방에서 빠져나간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한결같이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글과 뉴스를 지겨우리만치 지속적으로 올리는 사람 때문'이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 놓는다. 많은 글을 올리는 열정적인 사람으로 반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를 공해로 여기며 고통 당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조금은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카카오톡의 역사가 어언 15년 가까운 세월을 흘려보내고 있다. 관행상의 모든 장치가 그렇듯 SNS의 단톡방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 확립되어 가야 할 것인데, 시간이 갈수록 3차집단 단톡방이 이념전쟁의 반목 현장으로 퇴색되어가는 게 그저 암울하기만 하다.
휴스턴 한인회에게 바랄 게 생겼다. SNS 단톡방의 부작용을 지켜보고 있는 한인회가 지켜보는 걸로만 안주하지 말고, 3차 집단 단톡방에서 지켜야 할 '단톡방 활동 수칙'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차원의 강연을 하거나, 그게 부담이 되면 자체 단톡방에 공지하는 방식의 최소한의 한인회가 나서야 할 업무를 개시해보라고 권한다. 공해가 분명 발생하고 있고,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팔짱만 끼고 있는 것만이 대세가 아님을 한인회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 주기를 기자가 아닌 일반 동포의 입장에서 하소연하는 바이다. <임용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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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회 다운로드 | DATE : 2024-09-03 21: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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