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아름다웠고 자부심은 용솟음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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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은 아름다웠고 자부심은 용솟음쳤다”
한복패션쇼 무대에 피어난 필리핀 커뮤니티의 ‘한국사랑’
필리핀 패션축제 ‘GOLD’가 선택한 韓服
한복(韓服)은 아름다웠다. 외국인들 앞에서 그 아름다움은 크게 눈이 부셨고, 우리의 전통미를 상징하는 한복이 세계적으로 어느 위치에 서있는지를 확인하는 순간 행사장에 초대받은 한인 참석자들은 한국인으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자부심에 격양되기도 했다.
지난 달말 31일(토)에 Park8 Event Center(8800 W Sam Houston)에서 거행된 한복 패션쇼(정식 명은 '아미어가 소개하는 한국 쇼'. KOREAN SHOW AT AMIR SALI GOLD)는 그 주최가 한인회나 한인문화원이 아닌 필리핀 커뮤니티였다. 우리보다 몇십년 앞서 휴스턴에 형성된 필리핀커뮤니티 축제(The Pistahan Festival)의 일환으로 'GOLD'라는 이름의 아미어 살리 패션쇼가 거행되었으며, 텍사스에 기반을 두고 셰계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필리핀 국민 패션디자이너 Amir Sali의 연례 패션 페스티발 'GOLD'에 한복을 콜라보로 선정한 것이다.
필리핀 커뮤니티는 그들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1994년부터 해마다 The Pistahan Festival 행사를 미국 전역에서 열고 있다. 필리핀어인 타갈로그어로 '축제'라는 뜻의 피스타한이 휴스턴에선 예산 문제로 열지 못하는 대신, 필리핀이 자랑하는 패셔니스타를 내세워 그들 방식으로 필리핀 커뮤니티의 축제를 벨레어지역의 한복판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것이다.
한복패션쇼의 본무대가 열리기 2시간전부터 한복 모델들과의 기념촬영 및 한국음식과 한국 화장품 체험 행사가 이벤트 홀 앞쪽에 마련된 별도의 특별룸에서 거행되었으며, 휴스턴 커뮤니티 곳곳에도 K문화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필리핀 이민자 시민들의 한국문화를 향한 관심도에서 왜 'GOLD'가 그 수많은 타민족국가들 중에서 대한민국의 한복을 선택했는 지를 지레짐작할 수 있게 했다.
한복의 미를 알리는 한복패션쇼 무대는 한인사업가 고복희(Luckyone Global 대표) 여사의 손에서 출발했다. 평소 필리핀커뮤니티와의 깊이있는 친분을 과시하며 코스메틱 패션 사업을 펼쳐온 고복희 대표는 'GOLD' 주최측에 한복쇼와의 콜라보를 제의했고, 행사가 열리기 두 달전에 오송문화원 원장인 최종우씨를 찾아가 'GOLD' 한복패션쇼에 오송문화원이 동참해 줄것을 요청했다.
한복쇼를 ‘GOLD’ 이벤트에 접목하는데 주력한 두 인물 고복희 Luckyone Global 대표와 최종우 오송문화원장(위 사진),
그리고 필리핀이 자랑하는 패셔니스타를 내세워 그들 방식으로 커뮤니티의 축제를 연 필리핀 의상 패션쇼 모습
고 대표의 제의를 즉석에서 받아들인 최종우 초대 한인체육회장은 오송이 소장하고 있는 수백벌의 한복 중에서 가장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미를 대표할 수 있는 한복 18벌을 골라 그 옷에 맞는 모델들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과정부터 고복희씨와 손발을 맞춰 나갔다.
'Imagine your Korea'
고복희씨의 한국을 알리고 한국의 전통미를 소개하는 추진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평소 한인커뮤니티와의 접근이 없었던 고 대표는 필리핀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던 김형선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장과 이제인 미연방총한인회 문화특보에게 초청장을 보냈고 이 특보의 소개로 정명훈 미연방 총한인회장과 정정자 휴스턴 AKUS 회장을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로 초대했다.
8시 정각 한복 패션쇼는 영상으로 전하는 한국의 본 모습을 담은 애국가 제창으로 화려한 문을 열었다. 이화 무용인이 속한 휴스턴 영남사물놀이의 경쾌한 가락과 함께 소개된 우리의 전통미를 상징하는 한복은 그 아름다운 자태를 유감없이 발휘하기까지 그리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었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 화려하고도 단아한 자태를 풍기는 치마와 저고리에 정신을 빼앗긴 4백여명의 관중들은 휴대폰에 한복의 멋을 담아내느라 분주했고, 행사 진행을 맡은 두 MC가 소개하는 조선시대 계급사회별 의상 설명에 관중들은 귀를 쫑긋 세워 경청했다.
한복패션쇼에 한인을 대표해 참석한 주요인사. 좌로부터 뷔페식 한국음식을 협찬한 LAZYMAMA 와이먼 부사장,
김백현 미연방총한인회 이사, 정명훈 미연방 총한인회장, 최종우 오송문화원장 아내, 이제인 총한인회문화특보,
정정자 AKUS 회장, 김형선 평통휴스턴협의회장, 최종우 오송문화원장
두 MC의 "한복이 코리안 여성의 체위는 물론, 어떤 나라 여성들 체형에도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설명과 더불어 "'대장금'에서 '동이'에 이르기까지 코리안의 사극(史劇)이 외국에서 인기를 끄는 배경엔 분명 한복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대목에선 필리핀커뮤니티가 얼마나 한복에 대해 사전연구를 하고 준비를 철처히 했는지를 충분히 짐작하게 했다.
정통미주총연 재임기간 중에 특별히 한복을 현지사회에 소개하는 이벤트를 자주 베풀어왔던 정명훈 총한인회장은 "18명의 모델이 전통 그대로 보존된 한복을 차려입고 관중들에게 선보이는 모습은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특별한 한복패션쇼였다"며, "현지인 관중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는 홀 분위기에 도취돼 절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용솟음쳤다"고 한복패션쇼 관람의 소감을 밝혔다.
정정자 AKUS 회장은 "이번 쇼를 통해 필리핀커뮤니티와의 문화교류 행사가 더 활발하게 이어가길 바란다"며 "양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상호 협력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확신을 얻었을 만큼 보고 배운게 많았다"고 패션쇼에 초대받은 느낌을 피력했다.
“한국인과 필리핀 민족간의 우호 증진과 교류 활성화에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계획한 'GOLD'가 이렇게까지 대단한 반응으로 효과를 얻을 줄을 몰랐다"는 고복희(미국명 Miss Lucky) 대표는 "한복을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이번 행사를 통해 커지고 말았다"면서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또 기회가 있을때 우리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작업을 더 세심하게 연구해서 실천해 보이겠다"는 각오를 펼쳐보였다.<임용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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