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500만 달러 ‘희대의 사기극’… JP모건까지 속은 20대 창업가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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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영상캡처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가 30대도 되지 않은 젊은 창업가에게 1억 달러가 넘는 사기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권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지난 3월 28일 학자금 대출 스타트업 ‘프랭크(Frank)’의 최고경영자(CEO) 찰리 재비스(32)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녀는 고객 수를 허위로 부풀려 2021년 JP모건에 회사를 1억7,500만 달러에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대 3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찰리 재비스는 한때 미국 언론과 투자자들로부터 ‘차세대 여성 CEO’로 주목받았다. 뉴욕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대학 재정 지원 과정을 간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스타트업 ‘프랭크’를 설립했다.
그녀는 CNBC와 포브스에 등장하며 ‘30세 이하 유망 스타트업 CEO 30인’에 선정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았고, 수천만 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2021년, JP모건은 프랭크를 인수하기 위해 여러 투자사와 경쟁한 끝에 회사를 1억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재비스는 JP모건의 전무이사로 발탁돼 학생 금융 프로젝트를 총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인수 직후 JP모건은 프랭크의 고객 수에 이상을 느끼고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프랭크가 제출한 고객 데이터 425만 명 중 실제 유효한 고객은 단 30만 명에 불과했던 것.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비스는 자사 직원에게 고객 데이터를 조작할 것을 지시했으나 거절당하자, 외부 데이터 과학자를 1만8,000달러에 고용해 허위 데이터를 만들어냈다. 이메일 기록과 계약서 등 증거는 명백했다.
재비스 측은 “JP모건이 인수 당시 허위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연방 교육부의 학자금 지원 시스템이 바뀌면서 JP모건이 인수 가치를 낮추기 위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JP모건은 “제3자 회사를 통해 프랭크의 고객 정보를 검증했지만, 재비스가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했기에 사전에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맞섰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헬스케어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가 혈액 검사 기술을 조작해 수많은 투자자를 속인 사건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홈즈는 최고 9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했으나, 기술이 허위라는 사실이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재비스 사태를 “실리콘밸리식 과장 문화의 또 다른 민낯”이라 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투자 심리에 냉각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찰리 재비스는 여전히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최종 형량은 향후 선고 공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그녀의 평판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했고, JP모건은 이 사건을 ‘역대 최악의 인수 실패’ 중 하나로 기록하게 됐다.
한때 ‘미국의 새로운 금융 아이콘’이라 불렸던 젊은 CEO의 몰락은, 오늘날 스타트업 생태계가 마주한 치열한 생존 경쟁과 ‘성장 지상주의’가 낳은 비극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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