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직전에 출간된 예언서 <일본 내막기>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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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태평양 전쟁 직전에 출간된 예언서 <일본 내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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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 17>


<일본은 장차 세계를 집어 삼킬 엄청난 야욕을 품고 있는데 강대국들은 일본의 이런 속셈을 모르고 있어. 그저 한국만 쥐어 주면 일본은 이에 만족하고 만주에서 개방정책을 펼칠 것이라고만 믿고 있으니, 참. 그런데 난 알거든.  그 언젠가는 전 세계가 앗차, 우리가 속았군 하고 탄식할 날이 반드시 올거라는 것을. … 그래서 내가 나서서 일본을 그들이 속한 원래 그 섬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데…> 이런 암담하고 참담한 내용의 영문 일기를 적은 때가 1933년 1월 13일.  

 

그 후 1937년에 중일 전쟁이 터지고 1939년에 제 2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우남은 이제 곧  ‘그 때’가 올 것을 감지하고  그때부터 집필에 전념하게 된다. 이제는 더 이상 두 집게 손가락으로 타자를 두두리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타자기 위에서 춤추듯 빠르게 움직이는 아내의 열 손가락이 짓무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2년.  드디어 교민들의 지원금으로 뉴욕의 158 Fifth Ave.에 있는 플레밍 레벨사 (Fleming H. Revell Co.) 에서 출판된 <일본 내막기>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언론 매체를 통하여 여러 가지 서평이 나왔다. 반전주의자들은 전쟁 미치광이가 전쟁을 부추기기 위해 쓴 책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지만 아시아 매거진에 실린 펄 벅 (Pearl S. Buck,1892~1973)의 서평이 이 책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그는 이 책이 출간되기 3년 전인 1938년에 <대지>로 노벨 문학상을 받아 아직도 따끈따끈한 인기 여류 작가였기 때문에 우남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되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우남이 대통령이 된 후 소사에 고아원을 지어 전쟁 고아들을 돌보느라 수시로 한국을 드나들었다.  이 때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를 방문,  노천 강당 단상에서 조곤조곤 격려하던 여류 작가에게 부러움과 존경의 눈길을 보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국의 우국지사인 이승만 박사가 대담하게 한국인의 관점에서 일본에 관한 책을 썼는데, JAPAN INSIDE OUT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무서운 책이다.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너무나 진실한 것임을 밝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두렵다.


사실 일본에 정복당한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의 이 박사는 전체적으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온건하다. 그는 그곳의 참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곳에서 일어났던 현상들을 말하고 또 그것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극동에서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질서”에 관하여 권위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곧 한국 사람일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국제정치에 대해서는 천진난만하고 무지했던 한국인들이 요구했던 것은 단지 자신들을 내버려둬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16세기 이래 그들은 아시아를 지배하려는 일본의 야망을 겁내 왔는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들은 자기 나라가 일본이 중국으로 쳐들어가려고 할 때 발판이 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양의 나라들과 서양 사이에 관계가 성립되자마자 한국은 서양의 강대국들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적의 침략을 받게 되었을 때 서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한 조약이 미국과는 1882년에 체결되어 조인되었다.


나는 이 박사가 미국 사람들이 거의 알지 못하고 있는 사실, 즉 미국이 1905년에 이 한미 수호 조약을 수치스럽게도 파기했고, 그로 인하여 일본이 한국을 집어삼키도록 허용했다고 말해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 박사는 “이것이 큰 재앙을 가져오게 한 불씨가 되었다”고 말하는데, 나는 두렵지만 그 말은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주사변 이전에도 그것은 무자비한 영토 쟁탈전을 시작하도록 했는데, 그것은 역사상 우리 세대가 인류에게  불명예를 저지른 세대로 낙인찍게 만들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마땅히 이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만약 이것을 알고 있었다면,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기를 바랄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이 모르고 있는 외교에서의 사악함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증거이다.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실들은 익히 알려진 것들이지만, 이 박사는 그것들을 한국인으로서 새로운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기 민족의 우월성을 종교적으로 신봉하고 있고 인류에 대한 신의 사명을 믿고 있는 일본인들의 위험천만한 정신세계를 그는 명쾌하게 밝히고 또 강조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태도를 설명하고, 나아가 미국인들에게 진실하고 뜨거운 마음으로부터의 경고를 하고 있다.


이 박사는 일본인들에 대한 개인적인 증오는 없으나, 다만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상태가 전 인류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 우리들이 나치즘의 구성요소라고 생각했던 속임수와 거짓 핑계와 망상 등은 히틀러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이미 일본의 정책이었음을 이 박사는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인들이 읽어야만 할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미국인들을 위해 저술되었으며, 지금이야말로 미국인들이 읽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내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전부 정말이라는 것이다.  <Asis Magazine> 1941. 9. Pearl S. Buck>  

이 책이 출간되고 겨우 4개월을 넘긴 1941년 12월 7일,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했다. 이로써 이 책은 펄벅의 두려움을 현실화시킨  예언서가 되었고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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