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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조약 파기한 미국, 한국 독립에 역사적 책임을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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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 18>


<… 독립운동 중 가장 힘든 고비였던 1941년, 대통령의 『Japan Inside-Out』의 원고를 세 차례나 타자했을 때도 손끝이 부르트고 눈이 짓무른 경험이 있었다. 당시 대통령은 나를 워싱턴의 포토맥 강변으로 데리고 가 아리랑을 부르며 위로해 주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 오다가 가다가 만난 님이지만 / 살아서나 죽어서나 못 잊겠네" 끝 구절은 대통령이 나를 위해 지어 넣은 가사다. 이 노래가 떠오를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


프란체스카의 회고록에 기록된 것과 같이 <일본 내막기>는 계획을 세운지 6년만에, 남편이 구술한 것을 듣고 타이핑 작업을 시작한지 2년만에 출판되었다. 그리고 출판된지 4개월만인 1941년 12월 7일, 고요한 일요일 새벽에 일본의 항공모함 6척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다. 이로써 그 책의 내용이 그대로 실현되자 이 책은 금새 베스트 셀러가 되어 3쇄까지 인쇄되었다. 


런던에서도 출판되어 이 책은 미국과 영국 군부에서 정훈교육 교재로 사용되었다.   따지고보면 일본이 이승만이 쓴 각본 그대로 실천해 줘 영국과 미국에서 이승만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준 셈. 오랜만에 들어온 두둑한 인세로 우남은 결혼 7년만에 처음으로 부인에게 검은 드레스를 선물할 수 있었다고. 프란체스카는 그 드레스를 40년 아껴입은 것도 모자라 훗날 며느리에게 대물림했다나, 못 살아. 지금은 이화장에 전시되었다고.     


총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너희 미국이 눈감아줘서 일본이 조선에 붙인 산불, 이제 미국에도 붙이려하니 얼른 꿈 깨고 대비하라는 미국에 대한 경고장이다.  그러나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전쟁 선동이 아닌 세계 평화라고 못박는다. 이어서  2천년 내려오는  유교문화를 지닌 한민족이 얼마나 평화를 사랑하는지를 예로 든 후 이 평화를 깬 것이 바로 일본이라는 사실도 밝힌다. 

 

본론으로 들어가 서양이 모르는 일본 특유의 신토 사상, 천황주의(Mikadoism)를 설명한다. 일본은 하늘의 황제인 천황이 다스리는 유일신의 땅이며 그 땅에 사는 민족은 태양의 자손인 야마토 민족,  그  지도자는 신이 만들어 내려보낸다고 믿는 신정일치(Theocracy) 사상을 밝힌다. 따라서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전사자나 애국자는 죽는 순간 신으로 둔갑, 극락세계의 신의 가족이 되기 때문에  7천만의 전쟁 신이 있음도 알린다. 


이렇게 일본 고대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일본 건국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가 일본 특유의 신권 국가가 형성된 과정을 설명한 후 세계를 이같은 천황질서로 통합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서가 바로 세기의 괴문서 <다나카 메모리얼>임을 밝힌다.  


이 괴문서는 일본의 대륙 침략의 지침서가 되었지만 대륙 침략의 발단은 미국이 1882년 조선과 체결한 조미상호통상수호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1905년 일본이 한국을 보호국으로 만드는 길을 터 주었기 때문임을 밝혔다.  삽화에서 보듯이 조미수호조약은 한국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미국이 중재권을 행사(use its good offices)하겠다는 양국간의 약속이다. 그런데 루즈벨트는 일본과  테프트 -가쓰라 밀약을 맺음으로써 이같은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 


그 옛날 젊은 꿈에 부푼 이승만이 루즈벨트를 만났을 때에는 이미 이 밀약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없는 돈에 턱시도까지 빌려 입고 대통령을 만나 독립의 희망을 품은 것. 이렇게 미국 대통령에게 농락당한 기분에 그의 붓끝은 아마도 더 예리해 졌을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행동은 지구상에서 한국을 지워버린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대전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적으며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는 종교적 신념이나 인도적 원칙에서 같은 인간에 맞서서 무기를 들것을 거부하는 <양심적 전쟁 거부자>들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의 방위, 명예, 또는 독립을 위한 것인지를 따져보지 않고 무조건 모든 전쟁을 거부하는 반전론자들은 제5열 (the fifth column, 내부의 적 또는 간첩)처럼 위험하고 파괴적인 것이다. 미국은 후자에 속한다”라면서 미국에 팽배한 반전주의에 도전했고. 일본이 미국의 뺨을 때리는데 미국은 다른 쪽 뺨까지 내어주는 멍청한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일본은 태평양을 일본의 호수쯤으로 여기고 미국, 영국과 맺은 군비축소에 관한 조약을 파기하며 비밀리에 전함을 짓고 있음도 밝힌다.    


1921년 워싱턴 회의에서는 해군력 비율을 미국5 : 영국5 : 일본3으로 책정하였다. 그리고 이 비율은 1931년 런던회의에서 10 : 10 : 7로 개정되었다. 그런데 이 협정이 만료되기 3년전인 1933년부터 일본은 자기들도 영국 미국과 같은 비율이어야 공평하다며 국민을 선동, 해군 협정 개정을 요구한다. 바로 이 시기가 청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꼭두각시로 만주국 괴뢰정권을 세운 직후였다.


이 시기는 그동안 일본이 비율을 무시하고 비밀리에 진행시켜 온 전쟁준비가 거의 끝나 이제 일본이 그 가면을 벗고 실체를 드러내서 세상을 놀라게 할 일만 남은 시기.  수년간 비밀리에 건조한 군함 등 군비 축적이 완성 단계에 와 있고 여차하면 칠 각오가 되어 있던 시기. 그래서 해군협정을 개정하는 문제는 전쟁을 향한 예비 단계였고, 여차하면 대적할 수 있도록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있던 시기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박사는 과연 명문대 출신 국제 정치학 박사답게 이 책에서 각국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서 해설하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줄기차게 이어온 백악관 외교와 함께 이 책의 영향력은 2년후에 열린 카이로 회담 선언문에 ‘한국독립 조항‘이 거론되는데 큰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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