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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임용민 종교칼럼] 잊혀가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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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은 바야흐로 미국으로 하여금 세계패권국으로 등극시켰고베트남전쟁은 미국으로서는 기억조차 하기 싫은 전쟁이라면, 6.25전쟁은 다만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라고 흔히들 말합니다본래 '잊혀진 전쟁'이란 미영전쟁을 일컫는 말입니다그러나 실제로 이들 양국은 언제 서로 싸웠느냐 할 정도로 가장 가까운 상대국입니다.

6.25전쟁은 경험자 나 자신에게도 이미 많은 부분 잊혀져 가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당시 나는 초등학교 5학년생의 만 11세 소년이었습니다하늘엔 구름조차 없는 화창한 일요일 아침어머니는 텃밭에서 햇감자를 캐고 계셨고 나는 그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그런데 그토록 화창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북녘 쪽으로부터 산을 울리는 듯한 큰 소리가 간간히 들리기 시작했습니다어머님께서는 별 대수롭지 않으신 모습으로 "맑은 날씨에 웬 천둥소리냐?" 라고 말씀하시며 부지런히 호미로 감자를 캐시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그러나 얼마나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었습니다. 38선에서 멀지 않은 김포 통진에 사는 이종4촌 형을 비롯해서 피난민들이 우리 집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이북 공산주의자들이 이른 새벽부터 남침을 개시했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습니다그리고 그 형은 "어서 피난을 서둘러야 한다."고 우리 부모님들께 재촉했습니다어머니께서는 우선 집 안에 가득몰린 피난민들을 위해 아침에 손수 캐신 햇감자를 삶고 부지런히 식사를 준비하여 모두 함께 나누었습니다그리고 밤새도록 짐을 꾸리고 아침부터 우리 식구도 피난길을 나섰습니다어린 나는 특히 당시의 신발이었던 집신들을 가득 걺어졌습니다집신이 다 헤어지면 맨발로 걸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목표지점이 정해진 여행길도 아니었습니다방향은 다만 남쪽방향일 뿐이었습니다경기도에서 출발해 늦게 당도한 곳은 충청도 어느 산촌이었습니다그리고 이미 피난민들로 집집마다 만원상태였습니다간신히 방을 구했지만 밤에 화장실을 다녀오면 내가 누울 자리는 흔적조차 없어질 정도였습니다그야말로 방안은 마치 콩나물시루와 다름없었습니다아침이 되니 이미 적군은 우리보다 더 앞서 내려왔다는 소식이었습니다더 이상의 피난길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지경이 된 것입니다결국 우리식구는 피난길 하룻 만에 발길을 되돌려 다시금 고향집으로 향하는 처지였습니다그래도 둘째 오빠의 등 뒤에 업힌 아직 어린 여 동생은 마냥 즐거워하던 천진스런 그 모습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그래서 "너희는 어린아이 같이 되라." 예수께서 말씀하신 모양입니다.

결국 3년 동안 계속되는 전쟁동안 우리 집 식구는 모두 고향집을 지켜왔고한 번은그 어느 날 미 폭격기 두 대가 갑짜기 날아들더니 폭격을 시작했습니다그리고 어머어마한 포탄 하나는 바로 우리 집에서 20~30미터도 안 되는 밭에 투하되었고 너무나 큰 폭발음으로 우리 집 창호지문 창살은 모두 갈기갈기 찢어졌고 식구 모두는 방 한 구석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떨어야 했습니다그러나 불과 수분 동안 폭격기 두 대의 그 폭격피해는 적지 않았습니다집의 벽들은 포탄자국으로 큰 구멍들이 나 있었고어느 한 젊은이는 엉덩이뼈에 심한 부상을 입었으며심지어 배창자가 흘러나온 소들도 있었습니다그리고 가장 멋지게 지은 바로 우리 이웃 부자 집은 화재로 전소되었습니다그러나 감사하게도 우리 집은 비록 창살은 모두 거덜거덜해 졌지만 포탄자국도 없었고 식구들 역시 모두 무사했습니다물론 만일 어마어마한 그 타이탄이 바로 우리 집으로 떨어졌더라면 집채는 물론 우리 식구 그 누구도 살아남을 자는 없었을 것입니다당시는 비록 아직 하나님을 바로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지만 정말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 식구 만세"였습니다

물론 만일 그날 희생되었더라면 이 같은 추억들을 여러분들과도 나눌 수도 없었었겠지요그러나 만 73년 전의 6.25는 저 개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우리 조국에게는 정말로 '전화위복'의 기회였습니다모든 사건은 역사로 증명됩니다정작 전쟁을 일으킨 북한 땅은 아직도 지상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로 남아있고 반면에 전쟁 피해 당사자 남한은 오늘 날 세계 어느 나라도 무시할 수 없는 국제적 위상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금 우리에게 잘 상기시켜줍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이는 솔로몬을 통한 하나님의 놀라운 말씀입니다( 127:1). 또한 이사야서는 말씀합니다.

"보라 여호와 하나님에게는 세계 열방은 한 방울 물 같고저울의 적은 티끌 같으며섬들은 떠오르는 먼지 같으니라."( 40:15-16) 한 개인이나 어느 민족이나 국가든 모두는 다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음을 잘 상기시켜줍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우리를 위해 끓는 피를 기꺼이 흘려준 수많은 병사들뿐만 아니라미신과 고루한 옛 조상들의 전통사상에 사로잡힌 한국인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진리의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희생한 수많은 선교사들은 진정 한국인들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전령들이었습니다이처럼 오늘 날 남한은 분명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과 축복을 입은 복된 나라와 민족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youngand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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